후각 연구가 어려운 까닭은? 배고플 때와 부를 때 음식 느낌 달라져
우리는 매 호흡마다 냄새를 느끼고 있다.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면 단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을 뿐이지만, 냄새를 피하기 위해 코를 막는다면 죽는 것처럼 대부분의 동물에게 후각은 생존과 직결된 본능이다. 그렇다면 생명체가 느낄 수 있는 첫 번째 감각을 후각이라고 정의해도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갓 태어난 생쥐들은 어미의 젖 냄새를 느끼며 젖꼭지를 빤다. 만일 어미젖을 닦아놓으면 생쥐는 젖꼭지를 찾지 못한다. 또한 연어가 태어난 장소로 회귀하는 능력을 지닌 것도 냄새 때문이다. 연어는 태아기 때 부화됐던 장소의 냄새를 두뇌에 각인시켜놨기 때문에 성장한 후에도 그 장소를 잊지 않고 찾아가는 기이함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다.
후각이 인간의 생존 본능이라는 점이 인정되며, 냄새의 신비에 대한 궁금증이 끊이지 않았을 텐데 연구 성과는 그리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냄새를 간단히 재거나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즉 빛처럼 특정 파장이 있어서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냄새는 다양한 화학물질에 의해 탄생하지만 어떤 화학물질이 어떤 특성으로 어떤 냄새를 일으키는지 모르고 있다.
두 번째로는 냄새의 연구에 따르는 기술적인 문제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냄새를 정확하게 연구하기 위해서는 실험 장소와 도구가 ‘무취’의 자격을 갖춰야 하며, 연구자들은 냄새의 양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개개인마다 다른 후각의 기능도 냄새의 연구를 어렵게 한다. 후각이 얼마나 예민한가, 냄새에 대한 선호도가 어떤가, 그날 몸 상태가 어떤가 등 사람들마다 다른 여러 변수를 갖기 때문이다. 배가 고플 때는 모든 음식 냄새가 맛있게 느껴지다가 배가 부를 때엔 좋아하는 음식의 냄새도 역겹게 느껴지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냄새라도 농도가 달라지면 느낌이 다르다는데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산림에 존재하는 오존을 떠올려보자. 낮은 농도의 오존은 신선함과 상쾌함을 전달하지만, 공기 중에 다량으로 포함되면 불쾌감을 유발하고 호흡기를 자극하는 유독성까지 띤다.
똥 냄새의 주범인 스카톨과 인돌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인체의 장내 가스에 의해 생성되는 악취로 알려져 있지만, 농도가 낮을 경우 재스민 향기를 내기 때문에 향수의 위력에 기여한다. 냄새의 신비로움이 반영되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사례다.
냄새 묘사하는 어휘가 '턱 없이'부족한 이유 : 언어중추 있는 좌측 뇌와 거의 무관
맡은 냄새를 언어로 표현하라는 주문을 받는 순간 우리는 진땀을 빼게 된다.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할지 수없이 고민해봐도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으니 말이다. 인간의 코가 수많은 냄새를 식별해 내면서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과는 달리 개인별로 연령, 성별, 습관, 심리상태, 적응 정도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즉 ‘어떤 냄새’라고 정확히 정의하기에는 개인의 주관이 너무 많이 개입된다는 것. 이런 이유로 우리는 종종 ‘향긋한 커피 냄새’ ‘진한 커피 냄새’ ‘탄 커피 냄새’ 등 모호하고 중복된 표현을 즐긴다.
이렇듯 ‘간신히’ 표현하더라도 냄새의 특징을 확실한 말로 못 박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이소부틸알데히드 성분을 갖는 물질의 냄새를 많은 사람에게 맡게 한 후 무슨 냄새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초콜릿, 땅콩버터 샌드위치, 코코아 등 답변이 제각각이며, 심지어는 어떤 냄새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만 갸웃거리는 경우도 있다.
뇌에서 후각 뇌(후각을 느끼는데 관련된 뇌의 구조)를 살펴보면 그 이유가 명확해진다. 사람은 1천여 개의 각기 다른 냄새 수용체를 지니고 있다. 이 수용체에서 냄새 자극을 포착한 후뇌까지 중계할 동안 후각 정보는 주로 감정을 주관하는 우측 뇌에서 처리된다. 즉 언어중추가 있는 좌측 뇌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어떤 냄새를 맡으면 감정적인 변화를 느끼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등 즉각적으로 반응할 뿐 냄새를 분석하고 말로 세세히 표현하지 못한다. 이는 후각신경이 연결되는 뇌 구조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인지도 모른다.
모든 인종이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냄새가 있는가 : 서양인 체취가 싫은 이유는 '낯설음' 때문
냄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기억의 연상작용에 관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된장국 냄새로 할머니의 모습을 그리워한다거나 아카시아꽃 향기로 학창시절의 교정과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특정한 냄새에 독특한 기억이 연결되는 것은 그때마다 관련된 경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다양한 문화권, 다양한 인종의 냄새 선호도는 매우 비슷하다. 꽃이나 수목, 과일의 냄새는 거의 좋아하고 하수구의 악취나 쓰레기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서양인이 된장 냄새와 김치 냄새, 마늘 냄새를 ‘이유없이’ 싫어하고, 동양인이 서양인 특유의 몸 냄새를 싫어하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
각각의 냄새에 특별한 ‘불쾌감’이 있다기보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낯설음’ 때문이라는 말이다. “자신들과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의 체취는 좋아하지만, 익숙하지 않은‘수상한’ 사람들의 체취는 싫어하는 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심리”라고 한다.
빛에는 3원색(빨강, 파랑, 초록), 맛에는 5원미(단맛, 쓴맛, 짠맛, 신맛, 감칠맛)가 존재하듯 냄새의 세계에도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기본’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냄새의 세계에서 원색이나 원미 역할을 하는 ‘원취’의 정의는 불투명하다. 세상에는 약 40만 가지의 냄새가 있고, 사람이 식별할 수 있는 냄새만을 따진다고 해도 1만여가지가 넘기 때문이다. 원취가 확정되지 않는 이상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냄새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에게도 페로몬이 존재할까? 후각상피에서 페로몬 수용체 유전자 확인
독일 사람은 누군가를 싫어할 때 “그 사람 냄새 못맡겠다”고 말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의 냄새를 분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른 동료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동물의 몸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을 통틀어 ‘페로몬’이라고 한다. 주민등록증처럼 각기 다른 ‘후각신분증’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인간에게도 페로몬이 존재하는가는 오랫동안 논쟁거리였다. 그런데 ‘네이처 지네틱스’ 9월호에 사람의 게놈에서 페로몬 수용체 유전자임이 확실시되는 부분을 찾아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미국 록펠러대 피터 몸베르트 교수팀은 쥐의 게놈과 사람의 게놈을 비교·분석한 결과 사람의 게놈에서도 쥐의 페로몬 수용체 유전자군과 유사성을 보이는 유전자군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여기에서 8개의 수용체 유전자를 확인했으며, 그 중 하나의 유전자가 실제로 후각상피에서 발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냄새를 처음으로 탐지하는 곳은 양쪽 콧구멍 위쪽에 존재하는 후각상피. 면적은 겨우 우표만 한 크기지만 5백만여개의 후각신경세포를 갖고 있다. 후각신경세포의 한쪽 끝은 코로 뻗어있고, 다른 한쪽은 뇌로 연결된다. 코로 뻗어있는 후각신경세포의 끝에는 섬모라 불리는 후각털이 달려 있는데, 여기에 1천여개의 냄새 수용체가 들어 있어 냄새 자극과 결합할 경우 전기적 자극을 만든다.
즉 장미향 분자가 콧구멍으로 들어가면 점액에 녹아들면서 후각털의 냄새 수용체와 결합하고, 화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일종의 흥분 상태가 된다. 이러한 흥분(전기적 자극)이 후각신경을 따라 뇌에 전달되면 장미 향기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에게도 페로몬이 있는가에 대한 논쟁은 서골비 기관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었다. 서골비 기관은 콧속의 서골 위쪽에 위치한 한 쌍의 움푹 팬 곳으로 양서류, 파충류, 대부분의 포유류에서 발견되는 기관이다.
지난 1994년 미국 컬럼비아대의 리처드 액셀 연구팀은 쥐의 서골비 기관에 있는 페로몬 수용체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이 연구가 인간의 서골비 기관에도 페로몬 수용체가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골비 기관과 후각상피는 각각 페로몬과 일반적인 냄새 신호를 뇌의 전혀 다른 영역으로 보낸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의 주장에 따르면 일반적인 냄새 정보는 후각상피를 통해 의식의 영역인 대뇌 후각피질로 보내지고, 페로몬 정보는 서골비 기관을 통해 성적 흥분과 공격성 등 본능과 감정을 조절하는 무의식의 영역으로 보내진다. 서골비 기관이 제거된 쥐는 더 이상 짝짓기를 하지 못하고 암컷의 자궁도 퇴화한다는 실험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페로몬은 이처럼 일반적인 냄새와 전혀 다른 경로를 거쳐 인지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 페로몬과 일반적인 냄새가 각기 다른 뇌의 영역에서 감지된다는 주장은 무척 놀라운 일이었으며, 서골비 기관의 존재가 확실히 입증된다면 제6의 감각이 탄생함을 알리는 일이기도 했다.
아직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지만 최근의 미국 록펠러대 연구팀의 연구는 인간에게 서골비 기관이 없더라도 후각상피 자체에서 페로몬을 감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힌 셈이다.
사람이 분비하는 페로몬은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페로몬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동거하는 여자끼리 주고받는 페로몬은 월경기간을 동일하게 만든다는 것과 겨드랑이 냄새가 묻은 손수건을 짝에게 전달하는 발칸반도의 풍습이다.
나이 먹으면 미각이 둔해지는 이유. 맛 식별하는 열쇠인 후각 손상이 한몫
“나이를 먹으니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작년보다 입맛이 짜진 것 같아.”
할머니나 어머니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미각이 무뎌진다고 한탄하지만 사실 미각은 후각이 없으면 거의 작동할 수 없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여러 감각이 조금씩 쇠퇴하므로 미각 역시 손상되겠지만 후각의 손상은 미각의 무뎌짐에 ‘치명타’를 날린다. 코감기에 걸렸을 때 입맛이 뚝 떨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음직하다. 미각을 미각답게 가꿔주는 후각이 막혀 있으니 그럴 수밖에. 냄새는 맛을 식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즉 대부분의 맛은 냄새로 느껴진다.
음식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후각기관을 통한 공기의 유통이 필수적이다. 냄새 분자가 공기중에 흘러 다니면서 감각세포로 침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각기관을 이동하는 공기의 흐름이 차단되면 달콤한 포도주를 마셔도 냉수를 들이켜는 듯, 시큼한 사과를 먹어도 생감자를 씹는 듯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유명한 후각 연구기관인 필라델피아의 모넬 화학감각 센터의 뉴스레터인 ‘모넬 커넥션’에 이를 증명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모넬 화학감각 센터 연구팀은 5년간 다양한 연령층 2백명을 대상으로 후각의 기능에 대해 실험했다.
실험은 대상자들의 후각신경세포를 채취해 냄새와 반응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그 결과 젊은 성인의 세포가 한 종류의 냄새에는 반응했지만 다른 종류의 냄새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시 이 두 부류의 냄새를 노인의 세포에 반응시켰더니 노인은 두 가지 유형의 냄새에 모두 반응했다.
연구팀의 펠쳇 박사는 "노인이 두 가지 유형의 냄새에 모두 반응하는 것은 냄새에 대한 분별력이 무뎌지고 특정 냄새에 적응해버리려는 속도가 빨라 냄새를 분간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노인들에게 정확한 냄새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자극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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